성공한 사람들이 쓴 몇 권의 책들을 읽고 그들의 유튜브 콘텐츠를 본다. 분명 배울 점이 많다. 그런 것들을 접하며 간과하고 있던 나의 개선점 같은 것들을 찾아내 생활을 변화시킨다. 성공이라 함은 보통 엄청난 부를 의미한다. 그들은 그 부를 이룰 수 있었던 자신의 방법을 공유하고, 그 내용이 보통은 ‘이렇게 저렇게’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혹은 ‘이렇게 저렇게’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좋다. 좋다고. 나는 그런 책을 써주고 그런 경험을 공유해 주는 걸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의구심도 인다. 그러니까 내 의문점은 이거다.
그들이 성공했다는 것만이 사실일까, 아니면 그들이 말하는 성공방법들 역시 사실일까?
우선 그 사람이 성공을 했다는 건 빼박 사실이다.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그 책들에서 설파하는 성공방법들 말이다, 그 방법 역시 내가 그대로 따라 하면 나 역시 막대한 부를 이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성공을 1g도 폄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그 성공방법대로 살면 정말 성공하냐는 거다. 그 사람들은 다시 태어나도 그렇게 할 거고, 또다시 성공을 이루게 될 거냐는 거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나는 부정적인 입장이라기보다는 그냥 말 그대로 나도 잘 모르겠다.
성공을 이루는 데에는 내 생각에 좀 더 다양한 변수와 타이밍, 즉 운이 작용한다. 내가 사는 시대, 국가, 지역, 정보, 주위를 채우고 있는 사람들, 현재 핫(…)한 트렌드 따위의 변수들은 그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을 이루고 있을 당시와는 다르다. 심지어 그들이 책을 발간하기 전과 후에 발생하는 그 책의 존재 유무 역시 다른 조건이다.
나중에 결국 “그 책의 내용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가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한다면 나는 정말 할 말이 없을 거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내가 그 책의 내용과 동일하게 할 수 없는 것도 있고,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내가 그 책들의 내용과 온전히 동일하게 성공을 향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제공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성공할 생각은 버리라 한다. 그런데 분명 세상엔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의 수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있다. 그런데 왜 그런 사람들은 ‘성공법칙의 예외’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혹은 심지어 그 어느 극단적 한쪽이 아니어도, 내가 영혼을 팔 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좋아하면서 동시에 적당히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무언가를 해서 적당히 성공하고 적당히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도 무수히 존재할 거란 말이지.
그러니까 언제나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지 않으면 일반인에게 있어 성공이라는 건 백일몽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리 전개가 사실인가 의구심이 든다는 거다. 나의 삶의 자취를 돌아보면 분명 죽도록 노력해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했고, 그냥 적당히 비비다 보니까 운이 좋아 훌륭한 성취를 이룬 적도 있으니 혼동스러운 거다. 내가 인생이 두 개라서 일단 하나 살아 보고 알려줄게, 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 말이야.
그래, 내가 눈 딱 감고 독하게 뼈를 깎는 노력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치자. 그렇게 한 10년 살았는데 여전히 나의 삶이 그대로거나 심지어 후퇴했으면 “책 내용 그대로 했는데 그저 운이 안좋았네.”하고 평가할 수 있겠나. 그게 사실일 것인가. 그게 사실이라면 그 역인 “책 내용대로 안 했는데 운이 좋아서 성공했네.” 도 사실일 수 있는 거지. 그러면 그 두 가지 중 어떤 게 더 높은 확률로 한 개인에게 성공을 가져다줄까? 운도 준비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나도 그렇게 믿는다), 그러면 아무리 열심히 하는 사람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결국 성공과는 관계없는 삶을 살다 가는데, 그건 성공을 다루는 책의 내용과 결국 다르지 아니한가.
책을 읽으면서 온갖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 읽으니 진도가 좀 느리긴 한데, 그래도 아무 비판 없이 독서를 하는 것보단 응당 나은 방법이니 그냥 잡생각으로 나름의 해석을 하면서 읽고 있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나는 그 책들을 읽으며 내가 본받을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내용을 하나라도 찾아내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개선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그들이 이룩한 성공의 방법과 조금 다르더라도, 평생 다 쓸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부를 이룩하게 되진 못하더라도, 앞으로 남은 인생은 취미로 일해도 되는 정도 만큼의 적당한 부를 이루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이미 마인드가 글러 먹었다고? 그러면 어때, 그러면 그냥 큰 성공 없이 평범하게 살다 인생 체크아웃 하는 거지. 그런데 또 내가 이렇게 하다가 어쩌면 나만의 또 다른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성공 방법을 찾아내서 그걸 책으로 낼 수도 있는 거잖아? 나는 왠지 그게 조금 더 나에게 자연스러운 방법일 것 같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