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관련 일반적인 의문점과 답변들

<성별>

아무 관계 없다.

<나이>

관계없다. 궁금해하지도, 묻지도 않는다. 묻는 것 자체가 아마 불법일 거다.

<학벌, 학교>

필요 없다. 외국에 알려진 한국의 명문대는 내 경험상 없었다. 알고 있는 사람도, 관심을 가진 사람도 없었다. 하버드, MIT 나온 거 아니면 다 똑같다고 보면 된다.

<전공>

오히려 학교보다 중요한 건 내가 지원하는 분야와 관련된 전공의 학위를 가졌는가 이지만, 이 역시 필수라고 볼 수는 없다.

<석박사 학위>

있으면 유의미하게 좋다. 한국과 달리(?) 독일은 대학 졸업이 입학보다 어렵다고 하는 만큼, 석사나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면 잘 쳐준다. 특히 박사학위는 매우 명예로우며, 사회에서도 인정받는다. 공식적인 이름 앞에 Dr.을 붙여 사용할 정도이고 심지어 집 초인종에도 Dr.을 붙인다.

<영어>

독일 취업 기준 영어 성적표 같은 거 관심 없다. 오히려 영어시험 성적표 같은 걸 보여주면 어리둥절해할 것이다. 영어는 그냥 대화 가능하면 된다. 좀 서툴러도 된다. 당신이 말을 하면 상대는 끝까지 들어준다. 내가 땀 뻘뻘 흘리며 말하고 있는데 중간에 끊거나 무례한 인터뷰어를 만났다면 그 회사는 합격해도 가지 않는 게 좋다. 영어 때문에 면접에 실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인터뷰 자체가 무료 영어 레슨임을 명심하고 계속 지원하고 인터뷰를 반복하자. 그렇게 하는 게 맞다.

<경력>

이 정도면 충분하다 하는 경력 같은 건 없다. 내가 3년 경력자인데 채용공고에서 5년 이상의 경력자를 원한다고 쓰여 있어서 지원하지 않는다? 이러지 말자. 당연히 지원해야지. 그런 건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이력서를 받은 사람이 결정하는 일이다. 혹시 딱 한 번 지원하고 딱 한 번 합격할 계획이 아닌 이상 내가 이 채용공고의 내용에 반 정도 들어맞는 것 같으면 마음 편히 지원하자. 한 번의 합격을 위해 100번의 실패가 필요하다면 실패를 빠르게 쌓을수록 빨리 합격을 맞이한다.

<이력서>

중요하다. 이력서는 처음 작성이 어려울 뿐이다. 한 번 구체적으로 잘 작성했다면, 그 이후로는 가끔 생각날 때마다 다듬으면 된다. 같은 내용도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작성하자. LinkedIn 이력서 관리는 필수다.

<포트폴리오>

필수는 아니다. 있으면 좋다. 이전 회사에서, 혹은 내가 자체 출시한 서비스나 앱, 내 포트폴리오 웹사이트, 내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github 리포지토리 같은 건 훌륭한 무기가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경우, 인터뷰 과정에서 가끔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지원자의 코드를 볼 수 있는 github 리포지토리 같은 걸로 테크니컬 인터뷰를 갈음하기도 한다.

<실력>

가장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실력 못지않게 학벌, 경력, 나이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그냥 실력이 갱스터(…)다. 인터뷰어와 인터뷰를 하면서 “나 이거 잘해, 이거 봐 이렇게 잘해. 나 그것도 알아. 그거 장점이 이렇지만, 이런 단점 때문에 이런 식으로 좀 개선해서 사용하고 있어. 그러면 이럴 경우는 어떻게 할 거야?” 하는 식의 주고받는 대화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으려면 실력과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묻는 질문에만 단답형으로 답변(심지어 그 답변들이 정답이라고 해도)하는 것보다 훨씬 후한 점수를 받는 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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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조건이 만족되어서 자신만만하게 입사지원하는 날은 오지 않는다. 그러니 적당히 준비했다 싶으면 첫 발을 내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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