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은 이제 독일로 가야 한다

해외취업 이민을 가기 좋은 국가는 독일이다. 여러 가지 장점들 중, 독일 베를린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 기준의 장점들을 나열한다. 꽉 잡아라.

<휴가가 보통 25일, 좀 치는(?) 회사들은 30일 이상>

일단 노동자는 쉬고 있는 와중에도 쉬고 싶기 때문에 휴가일수가 중요하다. 입사와 동시에 매 월 2일 이상의 휴가일수가 자동 발생한다. 이 날짜는 병가가 포함되지 않는다. 내가 휴가 중 아팠다면? 의사에게서 그 아팠던 기간만큼의 병결증명서(sick note)를 받아 회사에 제출하면 그 기간은 병가 처리 되고, 그만큼의 휴가 일수는 반환되어 나중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휴가 도중 회사의 어느 누구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일단 기본적으로 내 폰 번호를 아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 회사 노트북의 업무용 메신저와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으면 휴가 기간 동안 완전한 자유의 몸이다.

남은 휴가 일수는 이듬해 3월까지 이월된다. “이론상” 내가 올해 30일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면 이듬해 가장 길게 갈 수 있는 휴가는 작년의 30일 + 올해의 30일을 이어 붙여 총 3개월을 휴가로 쉴 수 있다. 물론 아무도 그렇게 하는 걸 보진 못했다. 휴가가 30일 정도 되면 잠시 신경 안 쓰고 일하다 보면 어느덧 연말이고 나에게 연말에 남은 휴가가 17일 뭐 이런 식이다. 소진하지 않을 경우 회사는 일당으로 계산된 급여만큼을 더 지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는 다음 해 초 쯤이면 직원들에게 남은 휴가를 어서 소진하라고 약간의 압박을 준다. 직원들끼리는 “휴가 계획을 짜기 위해 휴가를 써야 할 정도야.”라며 농담을 하곤 한다.

휴가 목적지는 보통 가까운 유럽이나(…) 가는 거다.

<눈부시게 빛나는 병가>

병가 제도를 보면 ‘아니 이래도 회사가 돌아간다고?’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오늘 일어났는데 몸이 안 좋다면 일단 회사에 알리고 쉰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설명할 필요도 증명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이걸 3일 연속으로 할 수 있다. 주말을 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니 3일간 아프려면 주말이 겹치지 않도록 월, 화, 수요일 중 하루에 아프기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꼼수로 병가를 악용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아프다고 해서 쉰다 하면, 진짜 아픈 거다.

그 이후로도 아파서 쭉 쉬고 싶을 경우엔 병원에 가서 의사로부터 병결증명서(sick note)를 받아서 제출하면 증명서에 적힌 기간만큼 병가로 쉬게 된다. 회사에 제출하는 증명서에 병명은 적혀있지 않다. 개인정보이기 때문이다. 역시 병가 가간엔 누구도 연락이 없다. 오로지 회복에만 전념하고 쉴 수 있는 환경이다. 의사의 판단 하에 필요한 모든 진찰과 치료에 대한 병원비는 무료다.

개인적으로 담석증 때문에 담낭제거술을 받았는데 어찌어찌해서 나는 6주를 쉬었다. 엠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가서 수술을 받고 4박 후 퇴원하며 지불한 금액은 1일 당 10유로의 병실 사용료 50유로였다. 담석증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조사를 좀 해보니 한국에서는 ‘담석증 수술 후 다음날 출근’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과 그게 가능하다는 슬로건과 함께 마케팅을 하는 병원도 보였다. 심지어 개인 반차를 써서 오후에 수술받고 다음날 아침에 만원 지하철 타고 출근하려고 각 재고 있는 사람도 보였다.

<40시간의 주 당 근무시간>

근로계약서에 보통 40시간(하루 8시간)이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그건 칼같이 지켜진다. 만에 하나 야근을 할 경우 반드시 휴가나 추가 급여로 보상받는다. 나는 7년간 독일에서 일하며 야근했던 기억이 없다. 지금은 폭스바겐에서 일하고 있는데 풀타임 35시간 계약이다. 간혹 주 4일 혹은 주 35시간(하루 7시간) 근무하는 회사들도 있다.

문득 한국에서 하루 15시간씩 일하고 회사에서 자던 나날이 떠오를 때면 ‘더 빨리 나왔어야 했어’ 하는 생각이 든다. 새벽같이 출근해서 일하고 야근 후 퇴근해서 회식하고 또 다음날 새벽 출근하는 자기 회사 임원들을 보며 아는 형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니 그렇게 일할 거면 개미로 태어나지 그랬어..”

<영어로 일한다>

독일의 IT 회사들은 영어로 일하는 회사가 많다. 모두가 영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독일어로 일하는 회사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확실한 건 영어로만 구직과 취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로 일하는 일자리의 수는 충분히 많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일단 적당히 어버버 하는 영어로 독일에서 취업을 한 후, 독일어는 독일에 살면서 공부하지 뭐. 하는 전략으로 즉시 독일행 비행기를 탔다. 이런 생각으로 전 세계에서 독일로 날아와 취업하고 싶어 하거나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 보자. 한국인은 무비자로 3개월 입국이 가능하니 행운이다.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독일에 입국하기 위해 우선 비자부터 발급받아야 하는 큰 난관을 가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독일의 생활 중, 노동자 입장에서의 장점을 써봤다. 글로 담아낼 수 있는 정도가 3할도 안 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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