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들 #1

애플워치를 샀다.

한나절 만지작 거리니 이제 어떻게 사용하는지 감이 온다. 애플은 기기를 일단 사용하기 쉽게 제공한 후 세부 설정과 기능을 통해 파워유저도 커버하는 식인데 이게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한다.

요즘 자기계발서들을 읽는다.

읽으며 문득 깨달은 게 있다. 작가 본인들이 강력하게 주장하기 위해서인 건 알겠는데, 독자들이 과연 이런 내용의 책을 읽으며 책의 내용과 다른 자신을 부정하고 그로 인해 자신의 현실에서 전혀 행복해 할 수 없는 상태로 인식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정도로 내용이 극단으로 갈 때가 있단 말이지. 일단 독자는 아무 잘못 없음을 알아야 하고, 독서에는 늘 비판적 사고가 함께 따라야만 좋은 내용을 나에게 득이 되도록 소화해 받아들일 수 있다. 다다익선은 옛말, 좋은 책을 잘 골라 곱씹어 읽는 능력의 중요성이 점점 더 요구된다.

영어로 일을 한다는 것.

내가 영어를 막 겁나 잘하진 않는다(독일어는 더 형편없다). 영어로 일을 할 때면 자꾸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기어 들어가는 경험, 그러다 보니 자꾸 더 말이 꼬이고, 그러니까 또 기어 들어가고(뭘 어딜 자꾸 기어 들어가) 하는 경험을 좀 해왔다. 흠.. 이걸 어떻게 극복할까 계속 고민해 왔거든. 몇 년 동안.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한국의 사회에 관해 한국어로 인터뷰를 하는 외국인들의 영상을 봤다. 당연히 말투나 발음, 어휘가 네이티브 한국인만큼은 안 됐지만 내가 그 영상을 다 보는 동안 그 외국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거나 ‘아 한국어 더럽게 못하네’ 같은 생각도 전혀 들지도 않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내가 영어를 할 때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알게 됐다. 내가 저 외국인이 한국어를 하는 것처럼 영어를 한다면 딱히 내 실력에 의문을 품을 필요는 없겠는데? 나 영어 잘하네. 그걸 깨닫고 난 후의 영어 대화는 심적으로 편안하니 말도 잘 나왔다. 좋았어. 극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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